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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정의와 FTA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가장 큰 선거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경제정의였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국내에 소개된 이래 부쩍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소득분배의 불평등 역시 경제정의의 핵심을 이루는 문제다. 얼마 전 한‧중FTA(자유무역협정)가 실질적으로 타결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을 1% 증가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정부 쪽에서 흘러나오면서 앞으로 예상되는 산업별 득과 실의 계산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고 사회정의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의의 차원에서 한‧중FTA를 짚어보는 노력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과연 정의의 차원에서 한‧중FTA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정의라고 하면 으레 미국의 철학자인 롤즈(J.. 더보기
[칼럼] 왜 보수와 진보 사이 골은 깊어만 가나? 지하철 노약자석에 젊은이 셋이 나란히 앉아서 낄낄거리며 떠들고 있었다. 한 노인이 들어오더니 이들에게 소리쳤다. "이봐, 여기는 노약자석이야. 일어들 나라구." 그 젊은이들은 노인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였다. 노인은 목소리를 더 높였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태도로 보아 외국인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이번에는 그 노인이 노약자석 옆 벽을 가리키면서 "이 사람들아! 여기 노약자석이라고 쓰인 게 안보여? 엉? 빨리 일어나지 못해!" 호통을 치자 그제 서야 젊은이들은 머쓱해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들의 어깨너머로 중국말이 들려왔다. 외국인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그들에게 굳이 그렇게 화를 버럭 냈어야 했을까. 지하철뿐만 아니.. 더보기
[칼럼] 동포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인물이 어떻게 총리 노릇을 할까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며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다"는 문창극 총리 내정자의 망언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그의 말이 정말 옳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의 전문가들은 우리 민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만 들어보자. 새뮤얼 헌팅턴은 이라는 저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석학이다. "문화는 정말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그는 한국과 가나를 비교하다가 깜짝 놀랐다고 술회하고 있다. 1960년 당시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은 아주 비슷하였다. 1인당 국민소득도 비슷했고 경제 구조도 비슷하였다. 두 나라 모두 제대로 만들어 내는 공산품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두 나라.. 더보기
[칼럼] 앤서니 다운스의 <민주주의에 대한 경제이론> "묻는다, 이게 나라인가"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정부의 한심한 재난 대응 태세를 한탄하면서 어느 일간 신문의 사설이 내건 제목이다. 또 다른 일간 신문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반영한 국가적 대형 참사라고 대서특필하였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참사에 연루된 업계 비리가 주요 언론 매체를 온통 도배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원성은 청와대를 정점으로 한 정부를 향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더 이상 당신들을 믿을 수 없다"며 청와대로 행진하다가 경찰이 저지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가 과연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일을 하는가에 대하여 심각한 의구심을 가지게 하였다. 정부는 진정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가? 사실 이 질문은 오래 전부터 학계에서 논쟁을 .. 더보기